영화사랑

영화 <소풍>에 대한 생각

사색의 산책 2024. 2. 14. 12:38

    2024,02,11 (일요일) 저녁무렵  설연휴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어린시절 명절때 영화관앞에서 길게 줄서서 보았던 풍경속에

한 장면을 떠올리다가 문득,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의

한구절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영화<소풍>은 금순(김영옥)과 은심(나문희)이 60 여년이 지난 후

어린시절로 돌아가 고향인 남해로  여행을 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따라가면서  1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으로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은심의 기억속에  자신을 좋아하던 남학생 태호(박근형)를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현재는 고향에서

딸과 함께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되지만

태호의 삶속의 오랜 지병이 첫사랑이었던, 60 여년만의

재회가 결코 길지않다는 것을 아련한 아픔으로 암시하고 있었다.

 

    이 영화는 우리시대 노인의 현실적 고통이 영화 곳곳에 녹아있는데

요양원에서 만난 친구의 팔다리가 묶힌채로 있음에도 간병인이

자식보다도 조금 낫다는 슬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영웅시대 임영웅님의 팬으로서 영화를 감상하면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금순과 은심의 마지막 소풍은

웬지 <모래알갱이>라는 따스한 감성의 영웅님의 목소리가

두 노인의,  아니 우리시대  슬픈어머니의 마음을 감싸주고 있었다.

아마도 금순과 은심이 임영웅님의 찐팬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