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랑

도쿄(Tokyo!, 2008)

사색의 산책 2009. 3. 5. 17:57

 

 

 

 세 명의 감독들, 토쿄를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이 환타지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 영화가 향연을 펼친다.

 

    현대 사회의 제 문제를 품고 있는  대도시의 대명사처럼 다가오는 도쿄의 모습은

개인에게는 소외와 고독,부품화된 개인의 외로운 모습이 너무 현실감있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을 세 감독 각각의 시선으로 접근한 영화이다.

 

    히키코모리는 현대사회의 암울한 개인의 모습이 어쩌면 가장 미흡하게 표현된,

원자화 되어가는 인간 소외의 일면이다.

 

  빈  컵라면,두루마리 휴지,피자포장지...등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비참한

히키코모리(가가와 데루유키)의 단면들이 의미있게 보여진다.

 

    이러한 히키코모리를 흔들어 도쿄라는 세상 여행을 시작하게하는 모티브는

아이러니하게도 피자 배달부 소녀(아오이 유우)이다. 10년넘게 집안에 틀여박혀서

세상과 벽을 쌓은 히키코모리가 세상에 접근해가는 동요의 단초는 피자 배달부 소녀인데,

케케묵은 10년여의 그의 물건들과 그만의 아성이 지진의 흔들림으로 표현되는<흔들리는 도쿄>

가 봉준호감독이 접근해가는 도쿄의 이미지이다.

 

    아마도 황진이에게 도를 바친 지족선사의 30년 적공이 일순간에 깨달음이었다면,

10년여 히키코모리의 적공은 피자배달부 소녀인 현대 사회의 슬픈 일면이 억울한 것은

지족선사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도를 쌓고 깨우친 것이었지만, 도쿄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의 히키코모리는 피동적으로 세상에 갇혀버린 비참한 젊은이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거대도시인 도쿄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접근법도 봉준호 감독과 여러면에서 닮아있다.

인간소외외 고독속에서 사라져버린 개인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이다.

 

    인간내면의 세계에 대한 환타지적인 접근을 통하여 심각한 장면들을 희석시켜나간

공드리감독의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이다.

 

    도쿄라는 거대 도시에서 원자화되어버린 히로코(후지타니 아야코)가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버리고 현실에서 부품화되어 갈팡질팡하다가 자신의 몸이 서서히

나무의자로 변해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설정은 황당한 환타지이지만,

현대인들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아주 가볍게 터치 해 간다.

너무나 획일적인 대도시의 정형화된 군상 들 속에서 원자화되어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바라보는 시선은 도쿄(일본인)의 감추고 싶은 과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방향타에 지하세계의 광인을 등장시키다.

 

    도쿄 중심가인 시부야 거리에서  맨홀 뚜껑이 열리고 기괴하게 생긴

광인(드니 라방)이 나와서 시부야 거리를 활보하면서 도쿄는 공포에 휩싸인다.

......과거 2차세계 대전의 망령에 사로잡힌  지하세계의 모습은 현재 일본이

감추고 싶은 과거의 모습이지만, 아주 솔직하게 접근 해 보면  그 망령된

과거의 모습들이 현대 일본인들의 모습에 잔영처럼 남아 있씀을

조롱하고 있는 작품이다. 지하세계에서 도쿄시내 한복판으로 나온

광인의 모습은 현대의 도쿄가 감추고 싶었던 곪은 속 고름이 아주 일부분

터져나온 것이고 , 그 고름은 뉴욕에서도 터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