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스크랩] 청량산에서 퇴계와 나눈 대화.

사색의 산책 2010. 12. 4. 15:10

 

 

 

 

 

    사진기를 가져갔으나 전지(밧데리)를 충전하지 않아서 겨우 4장만 찍었다.

날씨가  좋아서 좋은 사진들이 많이 나왔을텐데 너무 아쉽다.

 

    청량산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떠올릴듯이 기가막힌 절경을 잉태한 곳이다.

오늘은 입석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산꾼의 집 근처에서 사진기의 충전사고를

생각하면서 이 산을 가을에 다시 한 번 오리라 마음먹게 하였으므로

위안을 삼았다.

 

    청량사의 약수는 달고 차다. 커다란 돌그릇(절구모양?)에 가득 담긴

대나무통에서 거꾸로 나오는 물은 오대산 북대사에서 먹은 약수물 만큼이나

달고 시원하다.

 

    청량사 좌측으로난 등산로를 따라서 오르다 보면 퇴계 이황의 싯구를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 계속 정진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던

퇴계의 인간적인 면모를 생각하게 하는 싯구를 보면서 산을 오르는 일과

공부하고 정진하는 일이 같다고 한 이황의  산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이

이심전심으로 500년을 순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나무계단이 많은 청량산은 산우님들을 위한 배려를 많이한 흔적이

역력하다. 사실 나무계단과 돌층계의  체감적인 느낌은 너무크게

다가온다. 산행시 관절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말한것이다.

 

   약 90m정도의 길이에 지상고가 70m에 이르고 100 여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건너갈 수 있는 선학봉과 자란봉을 잇는 이 다리를 건너면서

월출산,설악산,강천산 ,대둔산 등의 하늘다리가 뛰어나왔다. 

 

    청량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인봉(870m)으로 오르면

신품사현으로 유명한 김생의 글을 집자한 정상 표지석을 보게된다.

또한 표지석 뒷면에는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의 싯구를 접하며

옛사람들과의 조우가  이토록 반가울수가 , 마음속깊히 감탄을

하게된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망원경으로 주변의 풍광에 넋을 놓기에는 발걸음이 너무

바쁘다. 발길을 돌려 하산하다가 서쪽에 있는 절경지로

달려간다. 탁필봉(820m)과 자소봉(일명 보살봉:840m)을

오르면서 경기 동두천의 소요산의 구조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자소봉의 철계단을 내려서면 청량사 하산길이 0.9km인데

좌측 하산길로 하산하다보면 통일신라의 명필인 김생이

10년여 공력을 쌓은 김생굴과 절벽에서 수직하로 떨어지는

빗물같은 폭포수를 땀으로 젖은 옷이 흠씬 젖도록 맞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물장난을 하듯이...

 

    여기서 0.4km를 좌측으로 계속 걷다보면 노국공주와 공민왕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응진전에 이르게 되는데, 사실

응진전으로 가는길에 어풍대(御風臺)에 이르면 이곳에서

청량산과 청량사 전체를 조망하면서 그 절경에 절로

감탄을 표하게된다. 조금 더 가면 최치원의 흔적이 서린

총명수를 지나가면서 행복한 산행을 마무리한다.

 

출처 : 사색의 산책
글쓴이 : 사색의 산책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