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스크랩] 지리산 성삼재에서 반야봉,뱀사골 산행기

사색의 산책 2010. 6. 28. 17:45

 

    2010.06,27.10:45 장마철 지리산 우중산행은 땀과 빗물로 젖은 몸을

다리에 실은채로 1301m의 성삼재에서 시작하였다.

 

   1985년에 젊은시절 지리산을 처음 찾았을때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아무런 장비도 없이 구례구역에 내려서 구례구역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고

구례터미널로가서 화엄사행 버스로 이동한 후  화엄사 경내에서 국보인

신라시대 쌍사자석탑 등을 감상하고  화엄사계곡을 따라서 연기암을 지나서

노고단까지 올랐다.

 

    그당시에는 화엄사 계곡은 수량도 적고 볼만한 경치도

별로 없었다. 화엄사 8키로 계곡을 4시간정도 오르면 구례시내가 조망되는

커다란 바위가 나오고 그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 후 노고단산장으로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지리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던 때라서

노고단 산장에서 "오늘 천왕봉까지 갈 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턱수염이 덥수룩하게 나신 아버님 연배의 산장지기가 "허허허!" 하고

 잠시동안,그냥 웃기만 하시다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던 기억이난다.

그 당시엔 지금의 노고산장 조금 아랫쪽에 산장이 있었다.

 

    얼마전까지 폐허처럼 남아있었던 80년대의 노고산장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지리산을 오를때마다 항상 그곳에 있었던...이제는

내 기억속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1985년 여름이후 나는 지리산이 너무 좋아서 구례구행 통일호나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매년 지리산을 찾아갔다.

물론 나중에는 남원이나 진주등으로 행선지가 바뀌기는 했지만

항상 목표점은 지리산의 품속이었다.

 

   이번에 어울림 산악회의 일정에 따라서 노고단에서 돼지평전,임걸령,

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뱀사골로 이어가는 20여 km의 산행을

6시간여 만에 마쳤다.

 

    25년여 기간동안 지리산은 내게 많은 추억과 인연들을 남겼다.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연기암,노고단,돼지평전,임걸령,노루목,반야봉,

삼도봉,화개재,토끼봉,연하천,벽소령,세석평전,장터목,제석봉,천왕봉

등으로 이어가는 지리산 종주길은 항상 행복한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화엄사계곡의 운지버섯이야기,겨울 뱀사골 산장앞 야영과 밤새워 추위와

싸우던 날,노고산장 코골이,노고운해가 내 발아래에 펼쳐보던 날,

반야봉 일몰과 탈수,벽소명월의 황홀한 유혹과 세 아가씨와의 데이트,

천왕봉일출의 장엄한 울림과 박수소리등 내 평생 잊지못할 지리산의 어울림은

현재진행형이다. 

 

 

   

 

 

출처 : 평택 어울림 산악회
글쓴이 : 사색의 산책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