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및 산행자료

[스크랩] 추색에 물든 내장산 자락의 백양사

사색의 산책 2010. 12. 4. 16:06

 

 

 

     내장산은 아기 단풍으로 잘 알려진 산이지만,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곳은 백양사의 가을이

추억으로 뭍어나고, 백양사 앞마당의 낙엽을 쓸던

이른 아침의 학승들의 모습과,깨끗히 낙엽이 쓸린 후의

마당 중앙에 커다란 몸매를 뽐내던 보리수 나무와

옆에 비껴서 있던 조금은 작은 보리수 나무가

문득, 달려나온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이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현재란

자리에 서있음을 알게 해주는, 보리수나무는 

주변의 다른 식물들의 영양분을 빼앗아

자신의 모습을 간직하고 열매를 맺는다.

백양사 앞에서 커다랗게 팔과 손을 뻗치던 보리수나무의

주변에는 크고 작은 희생이 있었기에

백양사 옆에 흘러가던 개울물에 방생된 자라들의 일광욕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정겹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때론 부부처럼,친구처럼

혹은 모자처럼,부자처럼 피로에 지친 여행객이나,산우님들의

목을 적시어주던 대나무통으로 이어져내린 이른바 약수물이

그 자리에 있었는데 ...

 

    그런데, 지금은 영락해버린 보리수나무와, 변해버린 백양사의

모습이 웬지 낯설고 답답한 마음을 누를길이 없었다.

 

    15년이 족히 더 지나온 세월을 넘어 내 기억속의 백양사의 모습은

사진기로 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가슴속에 올곳이 살아나는데

이젠 추억이라 말해버리기엔 ...

 

    백양사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채 시작한 산행은

백학봉까지 가파르게 이어지는 연속된 계단은

온몸을 땀으로 흠씬 적신 이후에나 정상에 닿게 하였다.

 

    백양사 초입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그쳤다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하더니 상왕봉을 지나면서는 강풍으로  바뀌어

거대한 비구름이 어디론가 밀려가고 푸른하늘이 빼꼼히

언듯언듯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산행이 거의 끝날무렵엔, 맑은 하늘을 펼치며 내장산 자락에

살포시 내려앉아 백암산 아기단풍에 마알간 햇살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15년전 그 모습으로......

 

 

 

 

 

 

 

 

 

 

 

 

 

 

 

 

 

 

 

 

 

 

 

 

 

 

 

 

 

 

 

 

 

 

 

 

 

 

 

 

 

 

 

 

 

 

 

 

 

 

 

 

 

 

 

 

 

 

 

 

 

 

 

 

 

 

 

 

 

 

 

 

 

 

 

 

 

 

 

 

 

 

 

 

 

 

 

 

 

 

 

 

 

 

 

 

 

 

 

 

 

 

 

 

 

 

 

 

 

 

 

 

 

 

 

 

 

 

 

   

 

 

출처 : 평택 어울림 산악회
글쓴이 : 산들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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